그의 죽음을 접한 후 새삼 마이클잭슨이 나에게 어떠한 존재였는가는 생각해보게 된다. 80년대 음악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고 있을 만큼 나름 80년대 팝음악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기에, 어떤 식으로든 그의 존재감은 나의 음악생활에 분명히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선 내가 처음 산 LP가 바로 마이클잭슨의 스릴러(Thriller)였다는 점이 떠오른다. 그전까지 이런저런 히트싱글을 모음집 형식으로 묶은 조악한 “구르마 테잎(리어카라는 이동수단에 쌓아놓고 한 개의 1천 원씩 정도 받고 팔던 불법복사 카셋테잎)”을 통해 음악을 접했었던 내가 큰맘 먹고 거금 2,500원을 주고 산 앨범이 바로 마이클잭슨의 앨범이었다.

 

하얀 양복을 입고 옆으로 누워 앞을 응시하는 마이클잭슨의 사진이 인쇄된 간단한 디자인의 앨범이었지만 그 속내는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Billie Jean을 비롯하여 앨범 거의 모든 곡이 차트에 오르고 리듬앤블루스뿐만 아니라 락부문까지 그래미상을 수상하는 등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한마디로 전무후무한 대중음악의 산 역사라 할만한 앨범이 되었다.

 

이 앨범을 통해 내가 경험한 또 하나의 최초는 바로 스테레오사운드의 쾌감이다. 히트싱글 Thriller를 들으면 도입부에 문이 삐걱하고 열리며 누군가가 뚜벅 뚜벅 걷는 장면이 묘사된다. 헤드폰으로 들으면 이 발자국 소리가 좌에서 우로 옮겨지는 부분이 선명히 느껴지는데, 어린 마음에 친구와 함께 들으며 무척이나 신나했었던 추억이 생각난다.

 

한편 그의 음악을 처음 안 것이 스릴러 앨범부터였고 이후의 앨범은 그럭저럭 챙겨들었지만 그의 어릴 적 음악은 접하지 못했었다. 그러다 그 전의 어린 시절을 알게 된 것은 학창시절 같은 반 친구덕분이었는데, 80년대에 유행하던 주문제작(!) 테잎 - 음반가게에 자기가 듣고 싶은 곡을 리스트로 주고 복사해서 만든 카셋테잎 -을 만들 때에 그의 조언에 따라 마이클잭슨의 곡을 녹음하고서였다.

 

즉, 하나에 2천 원 정도 했던 이 테잎을 주문할 때에 그 친구가 자기의 음악적 취향을 뽐내며 - 알고 보면 그 친구도 자기 형한테 주워들은 풍월이었지만 - 마이클잭슨의 어린 시절 곡을 추천해주고 덕분에 그 곡을 알게 된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의 성인시절 음악도 좋지만 어린 시절 변성기를 거치지 않은 그의 맑은 음색도 또한 맘에 든다. 그가 죽은 이 시점에 더욱 애잔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잘 가요 마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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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눈물이(출처)
태그 : 전자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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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들어 소위 일렉트로니카 계열들은 80년대의 신스팝을 신세대의 감각에 맞게 재편집하여 선보이고 있다. 80년대 만큼 그들의 선배만큼 팝차트를 점령하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청취층의 저변이 넓은 영미권에서는 꾸준히 인기를 얻으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흐린 화요일 아침에 blip.fm에서 이들의 곡들을 듣고 있다가생각나는대로 몇몇 아티스트들의 곡들을 적어본다. 아티스트/추천곡의 순서로....

Soviet - Candy Girl, Commute
Sono - Keep Control
Zoot Woman - Living in a Magazine, Information First
Console - 14 Zero Zero
Van She - Kelly
Empire of The Sun - Walking on a Dream
Thieves Like Us - Drugs In My Body
Erlend Oye - Ghost Train, Sudden Rush
Ladytron - He Took Her To A Movie
Black Kids – Hurricane J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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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이 나쁘면 좋은 점이 하나 있다(나쁜 점은 뻔한 거고그것이 내가 이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이유다). 예전에 본 영화를 또 봐도 신선하다는 점이다. 몽콕하문이 바로 그 경우인데 몇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기억이 나지 않아 내 머리를 탓하면서도 재밌게 보았다. 이제는 스타일리스트 감독으로 국제적 명성을 쌓고 있는 왕가위(또는 왕자웨이)의 1987년 데뷔작으로 몽콕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양아치들의 삶과 의리(?)를 다룬 영화다. 중경삼림에서 많은 이들을 매혹시켰던 스타일리쉬한 화면이 약간은 조악한 형태로 선보이는데 특히 유덕화가 날계란을 까먹던 깡패를 난도질하는 장면이유명했다. 어쨌든 이 영화는 홍콩에서 유행하던 독특한 형태인 홍콩 느와르의 연장선상에 있는 영화라 할 수 있는데 나름대로 독특한 표현방법을 통해 홍콩 반환을 눈앞에 둔 홍콩시민들의 불안한 심리를 반영하였다는 평을 얻기도 했었다. 그렇다면 홍콩시민들은 장만옥을 포기하고라도 장학우를 끝까지 감싸던 유덕화의 모습에서 자신들을 책임지고 보호해줄(또는 줬으면 하는)중국 본토의 모습을 투영시켰을까? 그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아무튼 80년대 말 홍콩 느와르의 직선적이고 약간은 유치한 스토리, 나름 신선한 신디사이저를 주조로 하는 배경음악(The Berlin 의 Take My Breath Away의 번안곡이 꽤 길게 나옴), 주인공들의 80년대 패션(순백 셔츠를 입고 다녀도 부끄럽지 않던 시절) 등오랜만에 홍콩영화 레트로의 매력을 느꼈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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