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번 내한공연 후기

그가 한국에 오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1 수많은 뮤지션들이 그렇듯이 그 역시도 옆 나라 일본에는 토킹헤즈 활동 초창기부터 공연을 위해 수시로 드나들었고, 창작의 아이디어를 얻었고, 일본인 아내와 결혼했었고, 솔로 활동 시절에도 공연을 했었음에도 우리나라는 오지 않았었다. 그나마 한국에 방문한 흔적을 남긴 것은 오래전에 그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한 음악 활동과는 관계없는 방문이었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 드디어 한국에서 공연을 가졌다. 그런 만큼 개인적으로는 감개무량한 첫 공연이었다.

익히 짐작할 수 있듯이 그의 공연이 성사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제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 데이빗 번 개인과 토킹헤즈에 대한 시장이 형성되었다는 공연 기획사의 계산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당연하게도(!!) 토킹헤즈의 현역 시절에는 한국에는 그러한 시장이 없었다.2 어제 공연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관객층의 나이는 토킹헤즈 시절에 음악을 즐겼을 만한 중장년층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오히려 락페스티벌 및 스탑메이킹센스의 극장 상영으로 신규 유입된 듯한 젊은 팬들이 많았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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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은 경희대학교에 있는 ‘평화의 전당‘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건물(외관도 거창하다4)이었다. 적지 않은 관객들이 트위터에서 공연장이 걸어가기 어렵다고 푸념하는 위치였다. 개인적으로는 과거에 안젠치타이 공연을 감상했던 추억의 장소였지만, 당연하게도 많은 이들에게는 불만이 나올만한 나쁜 접근성의 공연장이었다. 사실은 그만큼 우리나라 공연 문화가 척박한 것이다. 전문 공연장도 아니고 접근성이 후진 대학교 부속건물을 쓰는 공연 인프라. 그게 2026년 K-컬처의 현재다.

이제 공연 이야기를 해보자. 개인적인 감회가 있어 공연 수준의 뛰어남을 논할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공연이 아니었다.5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밴드 둘을 꼽자면 The Smiths와 함께 탑으로 꼽을 밴드인 토킹헤즈, 그 밴드의 프론트맨이었던 번옹이 생애 처음으로 공연을 펼치는 것을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그런 경험은 냉정함으로 분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 처음 그들의 음악을 접했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떠오르는 – 어떤 아련함과 벅참의 감정이 솟아오르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6


(이미지 출처)

인터넷에 올라온 셋리스트 숫자를7 세어보니 번옹이 공연에서 들려준 노래는 총 21곡이었다. 공연시간은 대략 1시간 40분 정도 되었던 것 같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번옹이 토킹헤즈 곡들 사이사이에 솔로 곡들을 빼곡하게 배치했다는 점이다. 솔로 앨범의 곡들은 총 10곡이다. 거의 비중이 50대 50인 셈이다. 본인의 솔로 활동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번옹의 솔로 활동 곡보다는 모리씨의 솔로 활동 곡을 좋아하는데 이번 공연을 보며 선입견이 좀 바뀌었다.8

조금 냉정을 유지하고 그의 공연을 평하자면 그의 컨셉트는 확실하게 동적(動的)으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락 공연이라기보다는 뮤지컬 혹은 댄스 퍼포먼스에 가까운 공연이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트위터에서의 각종 감상 트윗) 그간 영상으로 느꼈던 그 역동성이 육안으로 다가오자, 확실히 그 공연의 다이나믹함이 피부로 느껴졌다. 기술의 발전과 본인의 천재성으로 만든 13인조 오케스트라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기계적인 건물 안에 우리 관중이 자리 잡은 것이다. 그게 번옹의 의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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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옹은 사견으로 본인을 뮤지션이 아닌 퍼포먼서 내지는 종합 예술인이라고 자처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캐릭터는 그가 음악이 아닌 미술 전공의 로드아일랜드디자인학교에 다녔던 이력에서부터 형성되었을 것이다.9 그리고 이후 뮤지션으로서의 활동한 이후에도 공연계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면서 그는 무대를 하나의 종합적인 경험을 전달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여 왔고, 토킹헤즈 초기 활동에서의 그 컨셉트의 정수는 바로 스탑메이킹센스 홍보 공연과 조나단 드미의 영화화에서 꽃을 피우게 됐다.

즉, 번은 로버트 윌슨, 트와일라 타프, 토니 실 등 종합예술인과 관계를 유지하면서 일찌감치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뮤지션이 단순한 소리의 전달이 아닌 다양한 감각을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이번 내한 공연을 포함한 그의 공연 포맷은 그러한 신념이 반영된 결과이다. 결과적으로 그간 그의 작업은 뮤지컬로 확장되기도 했었고, 때로는 건물 자체를 악기로 사용하는 파격을 선보이기도 했다. 요컨대 번은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기에 이번과 같은 마술 같은 공연을 선보일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폰카메라를 꺼내게 만든, 그 유명한 Make America Gay Again(이미지 출처)

그런데 그 모든 것을 떠나서, 나를 포함한 관객들을 마법적인 황홀감에 빠지게 할 수 있었던 첫 번째 치트키는 사실 그런 독특한 공연 컨셉트나 고령을 무색하게 하는 그의 노익장 뭐 그런 것도 아니고 – 그런 것도 있겠지만 – 토킹헤즈 및 그의 솔로 곡들이 가지고 있는 독자성에10 있었다. 누가 – 다른 곡들보다 호응은 덜 했던 듯하지만 – 그 시절에 어떻게 Air와 같은 곡을 만들고 공연할 수 있었을까?하는 감탄사가 나오게 하는, 멜로디부터 가사까지 지금 들어도 ‘뭐야 이건?’ 할만한 독창성을 뽐냈던 뮤지션, 그들이 토킹헤즈다.

어떤 사용자는 티나가 오지 않는 공연이어서 공연에 올지 망설였다는 트윗을 올렸던데, – 어느 정도 공감하면서도 – 어떻게 보면 이러한 고민은 과거 실시간으로 유명 해외 뮤지션의 공연을 즐길 수 없었던 환경의 나라에서는 다소 배부른 고민일 수밖에 없다. 한창 그들의 음악을 듣던 시대가 아닌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 이제야 가까스로 시장이 형성된 때에 찾아오는 뮤지션들. 그런데 맘에 들지 않는 구석이 있다고 공연에 안 간다고? 당연히 가야지! 인생은 그런 것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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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들이 순회공연을 하면서 전성기 시절의 노래를 부르고 관객들이 이에 호응할 수 있는 환경, 이건 문외한인 내가 생각해도 어마어마하게 어려운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혹자는 “추억팔이”라고 폄하할 수 있지만, 그런 추억팔이도 시장이 있고 공간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 그마저도 쉽지 않은 수많은 뮤지션이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우리 번옹은, 슬기롭게 그런 추억팔이와 본인의 솔로 커리어를 조화롭게 팬들에게 선보여서 팬으로써 너무 “뿌듯한” 감정을 느꼈다. 감사합니다 번옹.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위시리스트가 몇 개 있다. 이제 나 역시도 이미 장년을 바라보는 비루한 처지라서 신진 뮤지션의 공연을 보는 것이 꿈은 아니고, 어린 시절 감히 육안으로 볼 수 없었던 그런 뮤지션들을 그나마 K-컬처의 유행 덕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아마도 … ㅎㅎ 어렵겠지. Joe Jackson, Paul Weller, Depeche Mode, ABC 등등의 뮤지션 공연을 보고 싶었는데, 그런 한 축으로 번옹의 공연을 이번에 본 것이다. 그래서 감사해야겠지. 건강하세요 번옹. ㅋㅋㅋ

공연 영상 


  1. 한국 가수의 나이와 비교하면 나훈아가 내한 공연하는 수준
  2.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발매된 그들의 스튜디오 앨범은 리틀크리쳐다.
  3. 그런 의미에서 소간지님 고맙습니다. 님이 한국에 멋진 서브장르를 만들어주셨습니다.
  4. 벨기에의 생 미셸성당을 모델로 만들어진 고딕 건축물이라고 한다.(출처)
  5. 그저 눈물이 주루륵
  6. 예전에 모리씨 공연을 보고 이제 번옹의 공연을 봤으니, 버킷리스트의 두어 개 정도는 지워도 될 것 같다
  7. 참고로 일본 썸머소닉 공연 셋리스트와 동일하다
  8. 그래서 공연을 직접 봐야 작품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겠지.
  9. 잘 알다시피 크리스와 티나 역시 그 학교에 다녔고 번은 이후 중퇴하지만, 그 둘은 끝까지 남아 학교를 졸업했다.
  10. 이러한 독자성은 어떤 뮤지션의 음악을 특정 장르로 규정할 수 없는 넘사벽의 독창성으로 규정할 수 있고 이러한 독자성을 가지고 있는 뮤지션을 극히 희귀하다. 개인적으로 꼽자면 일단 토킹헤즈, 스미쓰, 스트랭글러스, 엑스티씨, 조이디비전 정도가 생각난다. 지금 Bros를 듣고 있는데 그들도 독자성이 있을까? 좋아하는 밴드여서 선입견이 생기기도 한다. ㅎㅎ

Last Night I Dreamt That Somebody Loved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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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ttp://www.morrisseymadness.co.uk/The-Smiths-Last-Night-I-Drea-13111.jpg, Fair use, Link

얼마 전에 마이애미바이스를 보다가 흥미로운 장면과 마주쳤다. The Rising Sun of Death라는 제목의 이 에피소드는 네 번째 시즌 아홉 번째 에피소드로 일본 야쿠자 세력이 마이애미에서 암약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야쿠자 출신의 일본 형사가 활약한다는 줄거리의 작품이다. 야쿠자는 마이애미에 성매매를 포함한 스트립 클럽도 운영하고 있었는데, 지나와 트루디가 직업을 구하는 여성인 것처럼 변장하고 클럽에 잠입한다. 그리고 이들이 무대에서 춤을 추는 장면이 연출되는데, 이 장면에서 흥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왔다.

바로 The Smiths의 Last Night I Dreamt That Somebody Loved Me. 스미쓰 음악이 마이애미바이스에서, 그것도 스트립쇼의 배경음악으로 쓰이리라는 생각을 해보지 않아서 – 분명 80년대 음악임에도 불구하고 – 약간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노래는 꽤 길게 흐르며 부패한 정치인이 춤을 추던 트루디의 진짜 정체를 알아보는 장면까지 이어진다. 사실 솔직히 나른한 멜로디여서 나름 스트립쇼의 배경음악으로 어울린다는 생각까지도 들었다.

재밌는 사실은 이 노래는 영국 써머셋의 한 스튜디오에서 1987년 봄에 녹음되고 그해 12월 7일에 싱글로 발매되었는데, 마이애미바이스 에피소드는 미국 현지에서 1987년 12월 4일 방영됐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제작진이 미국은 물론 영국에서조차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 노래를1 상당히 이른 시기에 접하고 바로 배경음악에 사용한 것이다.

여하튼 이 작품은 이후 비슷한 주제로 만들어진 1993년 작품 Rising Sun2 이전에 야쿠자와의 갈등을 다룬 선구적인 작품이랄 수 있다. 특히 라이징썬에도 출연했던 케리히로유키 다가와가 이 작품에서 주요 캐릭터인 후지쓰 형사로 출연하기도 했다.

  1. 싱글은 발매 당시 영국 싱글 차트 30위에까지 오른다
  2. 제목마저 흡사하다

The Truth – The Edge Of Town


이미지 출처

80년대 음악의 보고(寶庫) 마이애미바이스를 보다가 인상적인 음악을 하나 발견했다. 얼핏 피터 가브리엘의 솔로 시절 음악을 연상시키는 곡으로 80년대 후반의 전형적인 뉴웨이브 스타일의 락음악이었다. The Edge Of Town(가사)이라는 제목의 이 곡은 주인공인 쏘니가 현행 법체계하에서 처벌할 수 없는, 살인자로 의심되는 한 영화감독을 홀로 찾아가는 드라이브 장면에서 쓰였는데, 스산한 밤거리와 쏘니의 씁쓸한 표정과 잘 어울리는 곡이었다. 노래를 부른 이들은 The Truth라는 이름의 밴드였다. 이 그룹은 1982년 초, 나인 빌로우 제로(Nine Below Zero) 출신의 데니스 그레이브스(Dennis Greaves)와 믹 리스터(Mick Lister)를 중심으로 결성된 영국의 록밴드다.

데이빗 번 내한 공연 소식

미국의 전설적인 뉴웨이브 밴드 ‘토킹 헤즈(Talking Heads)’ 리더이자 싱어송라이터 겸 배우·작가인 데이비드 번(David Byrne)이 데뷔 약 50년 만에 첫 내한공연한다. 20일 공연기획사 프라이빗 커브에 따르면, 번은 오는 8월21일 오후 8시 서울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첫 단독 내한공연 ‘데이비드 번 후 이즈 더 스카이?(David Byrne Who Is The Sky?)’를 펼친다.[전설 ‘토킹 헤즈’ 데이비드 번, 데뷔 50년 만에 첫 내한공연]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인데 절대 내한공연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던 아티스트 중 하나가 데이빗 번인데 그런 그가 드디어 한국에 온다.1 아마도 지난번 스탑메이킹센스 재상영에서의 의외의 흥행 성공(?!)썸머소닉에 오는 길에 같이 공연하는 여타 해외 뮤지션의 공연 루틴2 덕분에 그가 한국에 올 수 있는 동력이 생긴 것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어떻게든 썸머소닉에 가고 싶었는데 – 데비잇 번과 수에이드 때문 – 일단 내한공연을 티케팅할 생각이다. 여담으로 기억하기로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은 예전에 안전지대가 공연했던 공연장이다.

  1. 번이 전에 한국에 온 적은 있는데 지인이 완도에서 결혼해서 이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온 적이 있다.
  2. 개인적으로 예전에 갔었던 뉴오더와 티어스포피어스 내한 공연이 그런 경우다.

마쓰다 세이코(松田聖子) 내한공연 후기


공연장 입구(이미지 출처)

J-Pop의 레전드 마쓰다 세이코(松田聖子)가 데뷔 45주년을 맞아 생애 처음으로 지난 2월 22일 인스파이어 무대에서 내한 공연을 가졌다. 잘 알고 있다시피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일본의 대중문화 유입을 막아오고 있어서 범 아시아권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었던 일본의 대중음악은 한국에서만큼은 큰 인지도를 쌓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일본 대중음악의 큰 별이라 할 수 있는 마쓰다 세이코도 내한 공연을 갖기까지 이렇게 오랜 세월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정황이 있다.

나는 아내와 함께 인스파이어 리조트에 셔틀버스를 타고 일찌감치 도착했다. 처음 와보는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인천국제공항 근처에 있는 복합 위락시설로 세이코짱이 공연할 공연장과 함께 호텔, 카지노, 위락시설, 쇼핑몰을 갖춘 시설이었다.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이 시설의 개발과 관련하기도 하여서 이름은 꽤 들었었지만, 많이 돌아다니는 스타일이 아니라 방문은 처음이었다. 전체적인 시설 규모는 국제공항 근처의 위락시설치고는 인상적인 기능의 시설은 아니었다. 아무려나~

시간이 되어서 입장했는데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공연의 관람자는 8천 명에 달한다고 하였는데 눈에 보이는 공연장의 규모는 대략 그 정도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정도의 시설이었다. 우리는 S석의 1열을 예약했기에 공연장 제일 첫 줄에 앉았다. – 다만 오른쪽 끝 언저리 좌석이어서 아내가 불만이 많았다 – 거기에서 공연장을 바라보니 2층에 듬성듬성 빈 자리가 있었지만, 관객들이 나름 차곡차곡 들어차서 티켓 파워가 어느 정도는 있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물론 일본 팬이 상당수 그 자리를 채워줬겠지만.


뛰어난 연주 실력을 선보인 연주자들 (이미지 출처)

공연 예정 시간인 다섯 시가 되었지만, 공연은 시작하지 않았다. 그러자 일본의 팬들이 – 내 뒷자리 중년 남성 팬이 주도했다 – 갑자기 ‘세이코’를 외치면서 박자를 맞춰나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관객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이에 호응해서 – 아마도 대부분이 일본인 팬이었을 듯 – 세이코를 연호하기 시작했다. 대략 5분에서 10분 동안 쉬지 않고 세이코를 연호하여서 나는 슬슬 ‘이분들 초장부터 너무 힘을 빼시는 것 아닌가’하고 걱정하기도 했다. 다행히도 10분이 지난 즈음에 드디어 불이 꺼지고 공연이 시작했다.

각주 : 내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 중 하나가 일본의 관객들은 상당히 조용히 공연을 감상하는 편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그게 이날 다 깨졌다. 세이코를 연호하는 팬들도 그렇고 내 옆자리의 중년 일본 여성은 일찌감치 ‘세이코(聖子)’라고 크게 쓰여 있는 하트 모양의 조형물을 만들어와서는 공연이 시작되자, 바로 일어나서 세이코짱의 안무를 따라 하면서 그의 노래를 조용히 따라 부르기도 했다. 이미 한두 번 그의 공연을 따라다닌 것이 아니라는 추측이 가능한 팬질이었다. 스고이~!

첫 곡은 예상을 다소 벗어나는 곡이었다. 아마 공연이 한창 달아오를 즈음에 부르지 않을까 예상했던, 한국에서 그의 인지도를 10~20%쯤 상승시켜 주지 않았을까 짐작되는, 뉴진스의 하니가 불러서 유명해진 바로 그 곡 ‘푸른 산호초(靑い珊瑚礁)’가 공연의 첫 곡이었다. 무대 디자인은 추억을 되새길 팬들을 위한 고려였는지 레트로풍의 디자인이었다. 이후 백업 보컬 등을 겸할 무용수들도 발레복을 입고 나와 춤을 춰서 다소 이색적이기도 했다. 세션들은 층이 진 무대 아래편에서 연주해 주었다.


앵콜 무대에서 손하트 날리는 세이코짱(이미지 출처)

공연은 대략 세이코짱이 대략 3곡 정도를 소화하고 이후 무용수들이 연주에 맞춰 춤을 추면서 세이코짱이 새로운 무대 의상으로 갈아입고 무대도 바꾸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락밴드의 거칠게 몰아치는 열정적인 콘서트의 분위기라기보다는 추억을 소환하게 만드는 아이돌의 무대라는 느낌이 다분한 것이 사실이었다. 바뀌는 무대에 따라 세이코짱은 공주 컨셉트로 노래하기도 하고 드럼이나 기타를 직접 연주하는 락걸로 변신하기도 하였다. 전체적으로 ‘열심히 하는구나!’의 느낌을 주는 공연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연주자들이 무대 앞으로 나와 세이코짱과 함께 꾸민 어쿠스틱 무대가 마음에 들었다. 세이코짱의 발라드곡들을 위주로 차분하게 이어진 무대에서는 세이코짱이 (연습해 온) 한국어와 일본어로 설명을 이어가면서 무대를 가졌다. 물론 프롬프트로 읽었겠지만, 그의 한국어 솜씨는 인상적일 정도로 뛰어났다. ‘한국 공연에 대단히 정성을 들였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성실한 모습이어서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하이라이트는 이 어쿠스틱 공연에서 내 최애곡인 SWEET MEMORIES를 불러주었던 장면이었다.

전체적으로 공연은 이 어쿠스틱 공연을 포함하여 2시간 정도 이어졌는데, 앞서 언급한 세션 및 무용수 등 다수의 인원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 개인적으로 봤던 해외 아티스트 공연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 일단 티켓값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 공연이었다. 게다가 언제 다시 볼지 모르는 일본 팝의 레전드가 내 눈앞에서 손하트를 날려주는 공연이었기에 – 제일 앞자리에 앉은 특혜 – 비록 추억을 쌓아 온 일본 팬만큼 아니겠지만 충분히 어린 시절의 추억을 재소환할 수 있는 멋진 공연이었다.

셋리스트(출처)

青い珊瑚礁
渚のバルコニー
秘密の花園
天国のキス

時間の国のアリス
ピンクのモーツァルト
チェリーブラッサム
シェイプオブハピネス

愛されたいの
エイティーン
セイシェルの夕陽
スイートメモリーズ
ベルベットフラワー

赤いスイートピー
ロックンルージュ
裸足の季節
風は秋色
ハートのイヤリング
白いパラソル
レモネードの夏
天使のウインク
夏の扉

素敵にOnce Again
大切なあなた

The Jam, The Smiths, The Stone Roses & Oasis

Noel Gallagher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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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장미의 경우를 보자면, 우리가 그룹을 시작하게 된 이유야. 음…우리는 그 전에 The Jam과 The Smiths에 푹 빠져 있었지. 그러나 모리씨가 있는 스미쓰와 곱슬머리(quiff)와 그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는 그 당시에 밴드를 하려면 우리가 대학에 가거나 아트스쿨 학생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게 했어. 나는 Paul Weller가 될 거야. 음… 그리고 우리가… 내가 처음 The Roses를 보러 갔을 때 그들은 우리랑 똑같은 옷차림이었어. 이때는 모든 난리가 나기 전이었지. 당시에는 누구도 쿨하지 않았어. 우리는 모두 통이 좁은 바지(drainpipe trousers)를 입고 다녔지. 그러나 그들은 우리와 똑같아 보였어. 음… 그리고 88년이나 89년에 모든 것이 칼라풀해졌고, 내가 처음 Sally Cinnamon을 듣고서는 우리가 할 수 있으리라는 것을 알게 됐어. 내 운명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

The Karate Kid

The poster shows an elderly man looking at a teenager. In the background, the teenage stands on stop of a small wooden pole doing a karate stance at a beach. Below, the tagline reads "He taught him the secret to Karate lines in the mind and heart. Not in the hands". The films titles, credits, and rating is printed below the tag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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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년 만에 가라데키드를 다시 보고 있다. 일단 영화를 제작한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끈 작품이고 서양 영화를 추종하던 우리나라에서도 나름 인기를 얻었다. 다만 당시는 가라데가 일본 무술이었고 이를 추종하는 영화는 일본 영화가 아닐지라도 배척받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차마 개봉을 금지하지 못했지만, ‘가라데키드’라는 원래의 이름 대신 ‘베스트키드(Best Kid)’라는 매우 애매하고 어색한 이름으로(심지어 문법도 틀렸다) 국내에서 개봉했다.

그런데 오늘 몇백 년 만에 다시 영화를 보면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 영화의 원작자들은 이 영화를 일뽕 영화로 만든 것이 아니었다. 남주 다니엘에게 가라데를 가르쳐주는 미야기 상. 너무나 유명한 캐릭터다. 그런데 사실 미야기 상은 본인을 일본인이라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는 스스로를 오키나와인이라고 생각했다. 다니엘과 미야기가 진지하게 대화를 나눌 때 미야기는 오키나와의 위치를 알려준다. “차이나 히어, 저팬 히어, 오키나와 히어.”

더 나아가서 가라데에 대한 미야기의 태도도 인상적이다. 영화에서 미야기는 다니엘에게 가라데는 중국의 무술이라고 가르친다. karate에서의 te는 손을 의미하고 kara는 ‘빈(empty)’이라는 의미인데 이 모든 것은 중국의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라 말한다. 다시 말해 다니엘에게 미야기가 가르치는 무술은 중국의 무술이고 그의 출신지는 일본이 아닌 오키나와다.1 다니엘이 영화 내내 욱일기 문양의 헤어밴드를 하고 있지만, 그건 일본 군국주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80년대, 이 영화를 배급한 미국 영화사나 이를 수입한 한국 영화사나 당연히 그렇게 인식했겠고, 오늘날도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이 영화는 사실은 일뽕 영화가 아닐 수도 있다. 미야기 상은 다니엘에게도 이야기하지만, 미국 이민 2세로서 참전용사다. 그 와중에 아내와 아이를 잃은 아픈 추억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딱히 일본을 좋아했을 이유도 없다.2 그러니 미야기 선생이 다니엘에게 가르친 것은 군국주의가 아닌 자립정신이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주 다니엘의 역할을 맡은 랄프 마치오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그는 1961년생 배우로 영화에서의 고딩의 역할을 맡았을 당시 그의 나이는 22~23세였다. 서양인들이 급격하게 노화되는 것을 감안할 때 그의 동안은 역대급이다. 그 후 이 영화의 스핀오프인 코브라카이에 등장하는 그의 모습을 봐도 그의 동안은 역대급이다. 복 받은 얼굴이다. 코난쇼에서 그의 이름의 정확한 발음 등을 두고 코난과 그의 베프가 다툰 에피소드도 너무 재밌다.

  1. 이게 현재까지 실제로 알려진 가라데의 역사적 기원이기도 하다
  2. 게다가 그는 아무로 나미에처럼 일본이 아닌 오키나와 출신의 원주민이다.

Power, Corruption & Lies

New Order - Power, Corruption & Lies.png
By Peter SavillePower, Corruption & Lies (1983). Archived from the original on 30 July 2021. Retrieved on 6 July 2022., Public Domain, Link

New Order가 아직 Joy Division이라는 너무나 두꺼운 껍질을 벗고 뉴오더로 새로 태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작품이다. 1983년 내놓은 그들의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이다. 뒤에 설명하겠지만, 이 앨범의 노래를 통해 뉴오더는 이언 커티스의 안타까운 운명을 뒤로 하고 살아 남은 자들의 삶은 지속된다고 여겼고 실제로 그렇게 행동했다는 점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운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트랙인 Age of Consent는 다소 생뚱맞게 연인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못 하는 어린 누군가를 노래하는데 아마도 이언 커티스 및 조이디비전과의 결별을 선언하지 못하는 나머지 멤버들의 심정을 담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두 번째 트랙에서는 We All Stand에서는 계속해서 “Life goes on and on”이라고 자조하듯 뇌까린다. 그런데 세 번째 트랙에서는 드디어 뉴오더 표 그루브가 등장한다. 가사도 “When a new life turns towards you And the night becomes the day”라고 분위기가 한층 밝아진다.

네 번째 트렉 5 8 6 에서는 일단 의미를 알 수 없는 노래 제목에서부터 일렉트로닉팝으로의 지향점을 밝힌 후 한참 이어지는 전주를 통해 80년대 신스팝, 더 나아가 하우스뮤직의 프론티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선언한다. “Yes, I heard you calling”이라는 가사에서 “너”는 아마도 새로 도래할 신스팝의 80년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노래 후반부에서는 “Can you hear me deep inside?”이라는 가사가 등장하는데 여기에서 “너”는 이제 새로운 음악을 선보일 뉴오더의 음악을 수용할 팬들을 가리킨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에게 뉴오더의 새로운 음악을 들어달라고, 들을 자세가 되었느냐고 묻는 것이다. 이 노래에서는 낯익은 베이스 신디사이저음이 들린다.

그런데 이들은 아직도 변화가 두려웠는지 B면 첫 트랙, 즉 다섯 번째 트랙 Your Silent Face에서는 다시 예의 조이디비전 풍의 우울뽕짝의 포스트펑크로 회귀한다. 가사도 다시 수세적으로 바뀌었다. 이어 등장하는 여섯 번째 트랙 Ultraviolence. 제목부터 그렇거니와 다시 본격적으로 일렉트로닉팝 분위기다. 거기에 인더스트리얼 냄새까지 풍긴다. 종을 잡을 수 없는 트랙 순서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그 종잡을 수 없음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새로운 질서로 거듭나기 위한 정반합의 몸부림인 것이다.

일곱 번째 트랙 Ecstacy는 제목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다시피 밴드 멤버들의 마약 경험에 대한 음악이다. 들어봐도 딱 알겠다. 지니어스에서는 그들이 1980~1981 기간 동안 뉴욕 클럽에서 경험했던 마약의 추억을 노래로 담은 것이라고 하는데, 어디서 경험했어도 분명히 경험했을 뽕맞은 음악이다. 그리고 이 분위기가 향후 80년대 하우스 뮤직의 원형적인 토대가 되었을 것이다. 참고로 인스트루멘탈이다.

여덟 번째이자 마지막 트랙의 제목은 흥미롭게도 Leave Me Alone이다. 80년대를 꿰뚫을, 그리고 90년대까지 이어질 사회적 맥락이랄지 그런 것에 무관한 나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싶은 세대의 심정을 적절하게 반영한 제목이 아닐까? 가사도 그렇고 연주도 그렇고 제목도 그렇고 조이디비전이라는 그림자에서 벗어나려고 그렇게 노력했지만, 마지막 트랙에서 다시 조이디비전의 음습한 히키코모리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그런데 뭐 그런대로 좋다. 그게 또 이 ‘조이디비전+뉴오더’의 매력이니까.

앨범 커버의 꽃그림도 너무 예쁘다.

To Live & Die in LA

형사물의 전형을 제시한 걸작인 1971년작 프렌치커넥션(The French Connection)의 감독 윌리엄 프레드킨(William Friedkin)이 1985년 내놓은 형사물이다. 그런 면에서 프렌치커넥션은 매우 1970년대스럽고 이 영화는 또한 매우 1980년대스럽다. 두 작품 모두 대도시를 배경으로 한 비정한 범죄스릴러라는 장르의 본질에 여전히 충실하고, 특유의 스릴 넘치는 자동차 레이스도 빼놓지 않았고,1 형사인 남자 주인공이 무모하리만치 수사에 집착한다는 설정은 유사하지만, 시대가 변한 만큼 영화의 스타일과 사운드트랙 등이 많이 바뀌었다. 주인공인 리차드 챈스(Richard Chance)는 더 야비해졌고, 음악은 프렌치커넥션의 째즈 음악에서 80년대 뉴웨이브로 바뀌었다.

우선 캐스팅을 칭찬해 줄 만하다. 일단 챈스 역에는 훗날 히트 드라마 CSI의 “길반장“으로 인기를 얻게 될 윌리엄 패터슨(William Petersen)이 호연을 펼친다. 길반장의 후덕함이 아닌 젊은 시절의 샤프한 미모와 기럭지로 열혈 형사의 역할을 잘 수행한다. 악역에는 이미 그 한해 전에 ‘불의 거리(Streets of Fire)’에서 신선한 악당 캐릭터를 선보인 윌리엄 데포(Willem Dafoe)가 맡았다. 챈스의 파트너 존 부코비치(John Vukovich) 역에는 왜소하고 소심하게 생긴 존 팬코우(John Pankow)가 맡았다. 처음에는 약간 미스캐스팅이 아닌가 싶었지만, 그의 캐릭터 변화를 고려할 때 훌륭한 캐스팅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외에 각종 조연급도 훌륭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이 잘 포진되어 있다.

한편, 챈스의 그의 파트너 존 부코비치의 파트너십 스타일은 좀 독특하다. 프렌치 커넥션에서는 지미 도일과 소니 그로소의 파트너십 다소 고지식할 정도로 끈끈한 파트너십 스타일이었다. 더티해리에서의 해리의 파트너 치코 곤잘레즈는 그를 도우려다 살벌한 형사의 세계를 알게 되자 형사를 그만 둘 정도로 나약한 스타일이었다. 리셀웨폰의 마틴 릭스와 로저 머터프는 인종적으로나 성격이 너무나 이질적이어서 오히려 케미가 되어버리는 그런 스타일이었다. 그런데 존은 챈스보다는 더 정공법을 선호하는 강직한 스타일이지만, 결국 집착하고 있는 범죄의 해결을 위해서는 손에 피를 묻히는 일도 서슴지 않는, 그리고는 종국에는 챈스와 악독하게 닮아가는 진화형(!)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독특하다.

마지막으로 음악 이야기를 해보자. Wang Chung이 전체적인 음악을 맡았기에 사실상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듀오의 세 번째 정규 앨범이다. 1985년 9월 30일 게펜(Geffen)에서 발매되었다. 타이틀곡인 To Live and Die in LA는 앨범의 첫 번째 싱글로 발매되었고, 미국 빌보드 핫 100 에서 41위까지 올랐다. 썩 훌륭한 성적은 아니었지만, LA라는 하드보일드한 범죄의 도시의 이글거리는 야자수 풍경과 매우 잘 어울린다. 그들을 선택한 이는 그룹의 노래 중 Wait와 Dance Hall Days를 특히 마음에 들어 한 프리드킨 감독이었다고 한다. 그들의 캐치한 뉴웨이브 사운드 덕분에 이 영화는 또 하나의 대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역시 80년대의 인기 범죄물이었던 마이애미바이스를 생각나게 한다.

  1. 감독이 말하길 프렌치 커넥션을 만들 당시 누군가 조언하길, 뭘 하든 반드시 자동차 레이스는 집어넣으라고 조언했고 그 조언에 따라 만든 장면이 영화 역사상 가장 훌륭한 레이스로 남게 되었다.

Burning Bridges

Naked Eyes - Burning Bridges album cover.jpg
By Picture scanned by Ian Dunster from original UK Cassette album and converted to LP size., Fair use, Link

아침에 Naked Eyes의 Burning Bridges를 듣고 있다.1 단 두 장의 스튜디오 앨범을 내고 팝의 역사에 작은 흔적만을 남긴 밴드지만,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아티스트다. 특히 이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버트 배커랙(Burt Bacharach)의 오리지널을 리메이크한 Always Something There to Remind Me는 내 청춘의 한 시절, 사랑에 가슴 아파하던 시절에 큰 위안이 되었던 곡이었다. 곡을 처음 접한 것은 당시 나름대로 인지도가 있었던 팝 평론가가 녹음해 준 컴필레이션 카세트테이프를 통해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절절한 가사와 버트 배커랙 곡 특유의 드라마틱한 멜로디가 잘 조합된 노래 자체도 훌륭하지만, 이 곡을 신스팝으로 리메이크할 생각을 했다는 것도 Naked Eyes 만의 천재성이라고 생각한다. 이 앨범은 이 곡 이외에도 Voices in My Head, When the Lights Go Out, Promises, Promises와 같이 캐치하고 댄서블한 멋진 신스팝 곡들이 많다. 단명하기에는 너무나 멋진 밴드였다.

  1. 아서 코난 도일의 명작 셜록 홈즈 시리즈 중에서 ‘빨강머리 연맹’을 읽으며 감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