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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셋테잎(cassette tape)


얼마 전에 영국의 13세 소년이 소니 워크맨을 다룰 줄 몰라 쩔쩔 맸다는 기사가 올라 나이든 음악 팬들을 웃게 만든 적이 있다. 80~90년대 소년이었던 이들이라면 대부분 머스트해브 리스트에 올랐던 워크맨이 - 특히 소니 - 이제는 추억의 전자기기가 되어 13세 소년에게 굴욕을 당하는 그 기사에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며 재밌어 했을 것 같다.

한편 아시다시피 워크맨에는 반드시 도우미가 있어야 했다. 바로 카셋테잎(cassette tape)이다. 아이팟(ipod)으로 치면 하드디스크에 해당하는 것이지만 용량의 제한으로 마치 플로피디스크처럼 수시로 갈아 끼워야 했던 저장매체다. 때로 기성품으로 이미 노래가 녹음이 된 카셋테잎을 팔기도 했지만 카셋테잎의 장점은 무엇보다 바로 이른바 ‘공테잎’이란 테잎을 통해 복제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처음 카셋테잎이 등장했을 때에는 LP를 주로 제작하던 하드웨어 업체들이 복제가능성으로 인해 음반시장이 고사할 것이라며 극렬 카셋테잎의 시중유통을 막으려했다는 - 확인불가의 - 에피소드가 있다. 마치 한때 mp3시장이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결과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LP를 죽인 것은 디지털 매체인 CD이지 카셋테잎은 아니었다.

그러했던 가장 큰 이유는 카셋테잎이 LP와 같은 아날로그 매체인데다, 음질이 LP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물론 LP를 살 여력이 안 되는 어린 소년 소녀들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복제해서 듣기도 했지만 개념 없는 DJ들 때문에 앞뒤 부분이 끊어지기 일쑤였고, 결국 그렇게 익숙해진 노래를 더 좋은 음질로 듣기 위해 꼬깃꼬깃 모은 돈으로 LP를 사곤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카셋테잎은 LP나 CD의 대체재라기보다는 보완재의 역할을 하면서 80~90년대 워크맨이나 기타 테잎레코더의 붐과 함께 발전해왔다. 국산 테잎도 곧잘 팔렸지만 일제 테잎은 비싼 가격에도 좋은 음질과 예쁜 디자인 덕분에 곧잘 팔렸다. 단순한 음질의 테잎부터 크롬, 메탈 등의 서브브랜드명이 붙은 고급음질의 카셋테잎이 선보이기도 했다.  

2007년 현재 카셋테잎이 음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 세계적으로 0.8%에 불과하다고 한다. 가수들은 더 이상 카셋테잎으로는 자신들의 작품을 내놓지 않고 있고, 유수의 워크맨, 카셋테잎 제작업체도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마치 필름의 길이 그러했던 것처럼 추억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아래는 예전 카셋테잎들의 겉표지 디자인들이다. 레트로하고 깔끔한 디자인들이 당시의 멋쟁이들의 눈을 사로잡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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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봐도 근사하다(이미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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